l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슬로건과 유니폼 변천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내년 21회째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이번 월드컵은 최근 조 추첨까지 완료하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물론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선수들입니다. 화려한 플레이뿐만 아니라 작은 제스처, 경기 후 인터뷰에서의 표정 등 소소한 것들까지 모두 뉴스거리가 되죠. 하지만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만이 월드컵의 전부는 아닙니다. 경기장의 모습,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람들, 응원 문화 등 모든 것이 월드컵의 볼거리입니다.
각 대표팀을 응원하는 슬로건이나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도 월드컵이 주는 재미 중 하나입니다. 슬로건과 유니폼은 국가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상징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우리 대표선수들은 역대 월드컵에서 어떤 슬로건과 함께, 어떤 유니폼을 착용하고 게임에 나섰을까요?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아있는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살펴봤습니다.
온 국민이 ‘붉은악마’가 되다
l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뜨거운 응원열기는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늘 국민적 관심 아래 열려왔습니다. 그 중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을 정도로 강렬했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 국민이 무리 지어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형 스크린이 있는 곳을 찾아 경기를 관람할 정도였으니까요. 당시 온 국민을 국가대표팀의 서포터즈인 ‘붉은악마’로 만들었던 슬로건은 ‘Be the Reds’입니다. 모두 붉은악마가 되어 대표팀을 응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죠.
l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착용한 본 유니폼입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은 전통적으로 붉은색을 메인 컬러로 활용해왔습니다. 서포터즈의 명칭이 붉은악마인 이유도 바로 그것이죠. 2002년 유니폼 역시 붉은색을 메인으로 활용했습니다. 상의는 붉은색, 하의는 남색 계통이었는데 여기서 사용된 붉은색은 ‘핫 레드’로 기존에 사용하던 것보다 밝고 화사했습니다. 하의는 밝은 레드 컬러 상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채도와 명도가 낮은 어두운 청색이었습니다. 보조 유니폼은 흰색 상의에 붉은색 하의입니다. 메인 유니폼보다 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유니폼이기도 한데, 이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축구 강국과의 경기에서 보조 유니폼을 입고 16강, 8강, 4강 진출이라는 좋은 경기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히딩크 감독도 보조 유니폼의 컬러가 더 깔끔하고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REDS, GO TOGETHER’
l 2006년 독일월드컵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응원 슬로건은 REDS, GO TOGETHER FOR OUR DREAMS’ 였습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은 한일월드컵의 좋았던 기억을 담아 부푼 기대감을 안고 출전한 대회였습니다. 국가대표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진행한 ‘2006년 독일월드컵 붉은악마 슬로건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슬로건을 선정하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슬로건은 ‘REDS, GO TOGETHER FOR OUR DREAMS!’였습니다. 가수 민경훈이 속한 밴드 ‘버즈’가 100여 명의 붉은악마 회원과 함께 부른 공식 응원가 ‘Reds Go together’ 를 발표하며 더욱 유명해진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l 독일월드컵에 출전한 각국 대표팀 선수단 버스에는 국기와 슬로건이 새겨졌습니다
독일월드컵에서는 각국 대표팀 선수들이 타는 버스에도 슬로건이 새겨졌습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월드컵 대표팀 승리 기원 슬로건 공모전인 ‘Be There With Hyundai’를 진행해 각 팀에 걸맞은 슬로건을 선정하고 이를 선수단 버스에 새겨 넣은 겁니다. 당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버스에 새겨져 있던 슬로건은 ‘끝나지 않은 신화, 하나 되는 한국(Never-ending Legend, United Korea)’이었습니다. 2002년에 쓴 4강 신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있는 슬로건이었는데요, 그 염원 덕이었을까요? 독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원정 경기 첫 승이라는 또 하나의 값진 기록을 남겼습니다.
l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착용한 본 유니폼입니다
독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본 유니폼은 상의가 빨간색, 하의가 흰색이었고 보조 유니폼은 그 반대인 흰색 상의, 빨간색 하의였습니다. 유니폼 뒷면 우측 하단에는 정신력을 강조하는 한국 축구의 특징을 상징하는 ‘투혼’이란 글자가 한글로 새겨졌습니다. 이후에도 ‘투혼’이라는 글씨는 한국 유니폼에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본선 3경기에서 모두 다른 색 조합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1차전이었던 토고전에서는 빨간색 상의, 흰색 하의로 구성된 본 유니폼을 입었지만, 2차전, 3차전이었던 프랑스전과 스위스전에서는 상대 국가 유니폼과 비슷한 색이라 헷갈릴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인해, 각각 위아래 모두 빨간색, 흰색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한일월드컵과 달리 보조 유니폼 컬러 조합은 볼 수 없었던 월드컵입니다.
‘승리의 함성, 하나 된 한국’
l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 FIFA가 공인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슬로건이 새겨졌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슬로건은 ‘승리의 함성, 하나 된 한국(The Shouts of Reds, United Korea)’이었습니다. 이 슬로건은 현대자동차가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슬로건 공모전 ‘Be There With Hyundai’를 통해 선정됐습니다. FIFA 공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슬로건이었죠. 해당 슬로건은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국가대표팀 선수단 버스에 새겨지며 월드컵 기간 내 응원 구호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힘찬 승리의 함성에 힘입어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최초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l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착용한 본 유니폼입니다
남아공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본 유니폼은 빨간색 상의, 흰색 하의였습니다. 보조 유니폼은 흰색 상의, 빨간색 하의로 2006 독일월드컵과 동일한 색 조합이었습니다. 유니폼 전 후면에는 호랑이 무늬를 넣으며 상징성을 부각시켰죠. 2010년은 경인년 백호의 해였기 때문에 본 유니폼보다 흰색 상의를 가진 보조 유니폼이 먼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2010년부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유니폼 제조사인 나이키는 유니폼 셔츠 한 벌당 최대 8병의 페트병이 사용됐다고 밝히기도 했죠.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착안해 판매용 어센틱 유니폼(선수용)은 이등분된 페트병 안에 담겨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즐겨라, 대한민국!’
l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 FIFA가 공인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슬로건이 새겨졌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슬로건은 ‘즐겨라, 대한민국!(Enjoy it, Reds!)’입니다.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의 월드컵 대표팀 승리 기원 공모전인 ‘Be There With Hyundai’를 통해 선정된 슬로건으로 전과 동일하게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 버스에 새겨졌습니다.
l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착용한 본 유니폼입니다
브라질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본 유니폼은 강렬한 붉은색 상의와 짙은 파란색 하의를 활용, 태극문양을 형상화했습니다. 상의 깃은 한복에서 영감을 받아 빨간색 바탕에 파란색 테두리로 장식, 한국의 전통적인 곡선미를 표현했죠. 보조 유니폼은 상, 하의 모두 흰색으로 양쪽 어깨띠 부분을 한쪽은 파란색, 나머지 한쪽에는 빨간색을 넣으며 본 유니폼에 담긴 태극문양을 또 다른 방식으로 형상화했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은?
l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각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탈 버스에 새겨질 슬로건은 무엇이 될까요?
1년도 채 남지 않은 러시아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어떤 슬로건과 유니폼으로 러시아의 경기장을 누비게 될까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착용할 유니폼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 2월이면 발표가 되곤 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내년 초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사용할 슬로건은 내년 5월 정해질 예정입니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FIFA가 함께 주최하는 ‘Be There With Hyundai’ 슬로건 공모전이 진행 중인데요. 내년 2월 28일까지 응모할 수 있으며 4월 중 국가별 우수작 3개가 발표되고 5월 최종 슬로건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축구 팬이라면 전 세계 누구나 FIFA 공식 사이트 내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해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슬로건이 공식 슬로건으로 선정된다면 월드컵 경기 티켓, 호텔 숙박권, 항공권 등이 포함된 월드컵 경기 관람 패키지도 부상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l 여러분의 아이디어로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할 슬로건을 정해보세요
뿐만 아니라 경기 당일에는 각 대표선수단 공식 버스를 인솔하는 유도 차량에 직접 탑승해 대표팀 선수들과 호텔부터 경기장까지 함께 이동하는 특별한 기회도 주어집니다. 다가올 러시아 월드컵, 우리 대표팀은 또 얼마나 멋진 경기를 보여줄까요?